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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다웍스의 시선으로
생각을 나누다.
M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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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의 순간마다 남겨온 생각의 조각들, 그 안에 미다웍스의 방향과 가치가 담겨 있습니다.
  • 기대는 언제나 계약보다 크다 -요구사항의 확장-
  • 2026.09.02

우리는 살아가면서

 

생각보다 많은 것을

말하지 않고 기대합니다.

 

가족에게도,

 

함께 일하는 사람에게도,

 

오래 알고 지낸 사람에게도

 

 

 

“이 정도는 알겠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해하겠지.”

 

 

 

라는 마음을 갖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상대가 하지 않은 일보다

 

 

 

‘당연히 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던 일’을

하지 않았을 때

 

 

 

더 서운해지기도 합니다.

 

 

 

상대는 약속한 적이 없는데

 

 

 

내 마음속에서는

이미 약속이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연하다’는 말은 참 묘합니다.

 

 

 

나에게 너무 당연한 것은

 

오히려 설명해야 한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일수록

 

말하지 않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에게도

 

자신만의 당연함이 있습니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상대는

 

한 번도 들은 적 없는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시스템 개발에서도

이런 순간을 자주 만납니다.

 

 

 

“이것도 당연히 되는 줄 알았어요.”

 

 

 

의뢰한 사람에게는

 

처음부터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했던 기능이고,

 

 

 

만드는 사람에게는

 

처음 듣는 요구사항일 때가 있습니다.

 

같은 프로젝트를 이야기했고,

 

같은 내용을 확인했고,

 

같은 계약서에 동의했는데

 

 

 

서로 생각했던 범위는

조금 달랐던 것입니다.

 

예를 들어

 

 

 

“회원관리 기능이 필요합니다.”

 

라고 이야기했다고 해보겠습니다.

 

 

 

말은 간단합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머릿속에는

 

 

 

회원등록과 수정뿐 아니라

 

검색도 되고,

 

엑셀로 받을 수도 있고,

 

권한에 따라 다르게 보이고,

 

문자도 보낼 수 있고,

 

이용내역까지 확인할 수 있는

 

 

 

하나의 완성된 모습이

그려져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사람에게는

 

 

 

그 모든 것이

‘회원관리’입니다.

 

반면 만드는 사람은

 

같은 말을 조금 다르게 봅니다.

 

 

 

검색이 필요한지,

 

엑셀 다운로드가 필요한지,

 

문자발송까지 포함되는지,

 

이력은 어디까지 남겨야 하는지.

 

 

 

하나의 단어 안에도

 

 

 

여러 개의 기능과

별도의 작업이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한쪽은

 

완성된 모습을 생각했고,

 

 

 

다른 한쪽은

 

확인된 기능의 범위를 생각했습니다.

 

누가 틀린 것은 아닙니다.

 

 

 

같은 단어 안에

 

서로 다른 크기의 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프로젝트가 진행되다 보면

 

요구사항이 갑자기

늘어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중에는

 

없던 요구가 새롭게 생긴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마음속에 있었지만

 

말로 꺼내지 않았던 기대가

 

 

 

구체적인 화면과 기능을 만나면서

드러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계약서가 필요한 이유도

어쩌면 여기에 있습니다.

 

서로를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각자의 머릿속에 있는 기대를

 

 

 

확인할 수 있는 약속으로

바꾸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잘 작성된 계약서라도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기대까지

모두 담아낼 수는 없습니다.

 

문서에는

 

‘회원관리’라고 적혀 있어도

 

 

 

그 단어를 바라보며

각자가 상상하는 모습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적었느냐만큼

 

 

 

그 문장 뒤에

서로 어떤 모습을 그리고 있는지

 

확인하는 일입니다.

 

좋은 프로젝트에서는 그래서

 

 

 

“필요한 기능이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이 기능으로 무엇을 하려고 하나요?”

 

“실제로는 누가 사용하나요?”

 

“어디까지 되기를 기대하시나요?”

 

“이 기능 다음에는 어떤 업무가 이어지나요?”

 

 

 

조금 번거롭게 느껴지는 질문들이지만

 

기능을 늘리기 위한 질문이 아니라

 

 

 

말하지 않은 기대를

찾아내기 위한 과정입니다.

 

기대가 있다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무엇인가를 시작한다는 것은

 

 

 

지금보다 나아질 모습을

기대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기대의 크기가 아니라

 

 

 

그 기대를 상대도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나는 당연한 줄 알았고”

 

“나는 들은 적이 없었고.”

 

 

 

많은 갈등은

 

어쩌면 이 두 문장 사이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릅니다.

 

프로젝트에서도,

 

함께 일하는 관계에서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내가 기대하는 것을

말로 꺼내는 일은 중요합니다.

 

 

 

그리고 상대가 무엇을 기대하는지

한 번 더 묻는 것도 중요합니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경험을 기준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그 기준 안에서

 

상대도 비슷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쉽게 믿습니다.

 

하지만

 

 

 

내게 당연한 것이

 

상대에게도 당연한 것은 아닙니다.

 

 

 

기대가 커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말하지 않은 기대를

서로 알고 있다고 믿는 순간

 

문제가 시작됩니다.

 

그래서 좋은 프로젝트는

요구사항을 줄이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서로의 ‘당연함’을 말로 꺼내는 데서 시작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기를 기대하기보다 

한 번 더 말하고, 한 번 더 묻는 것. 

 

어쩌면 우리가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 갈 때 계약보다

먼저 필요한 약속은 그것인지도 모릅니다.

 

 

 

 

출처 : 브런치,[by 박민정] – [기대는 언제나 계약보다 크다] [원문 링크]